1. 면접 준비 전
나는 기술 면접 경험이 한 번도 없다.
신입으로 취업할 때에는 바로 실무에서 배우면서 성장하고 싶은 욕심에
기술 면접이라고 하기 애매한 간단한 면접을 보고 전 직장에 취업했었다.
근데 첫 기술 면접이 카카오뱅크라니.. 설레면서도 엄청난 부담감이 밀려왔었다.
주변에는 온통 백엔드 개발자들 뿐이라 검색을 통해 찾은 래퍼런스들 밖에 없어서 올바른 전략을 세우지 못했다ㅠㅠ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한 게, CS 공부는 평상시에 꾸준히 했어야 했고
알고리즘 공부 또한 매주 1-2개씩이라도 꾸준히 했어야 했다.
하지만 난 새로운 프로젝트에 처음 사용해보는 구조, 기술들을 적용해야 했기에
직전 일년 간에는 그런 준비보다는 실무적인 부분에 무게를 뒀으므로 이 부분은 나의 실책이라고 생각한다.
CS, 알고리즘 모두 실무에 어느 정도 녹일 수 있는 지식들이기 때문에 큰 회사일수록 중요하게 볼 것이다.
2. 면접 준비
1차 면접까지 2주 정도의 시간이 주어졌고, 나는 카테고리를 나누어 준비했다.
카카오뱅크 면접 후기들을 보면, 기본적인 것들에 대해 얼마나 충실한지를 중점적으로 본다고 나와있었기 때문에
사전 과제에 내가 사용한 기술들과 아키텍처에 대해 복기하는 것에 무게를 두었다.
[카테고리]
1. 안드로이드
2. Kotlin
3. Coroutine + Flow
4. Hilt
5. Retrofit
6. Jetpack
7. 클린 아키텍처
8. 테스트 코드
9. 네트워크, 자료구조
10. 알고리즘
프로젝트에 사용한 언어/아키텍처/라이브러리 등은 자체 과제 리뷰를 하며
"내가 이 코드를 이렇게 작성한 이유", "이 부분을 이렇게 설계한 이유"등에 대한 근거를 구체적으로 찾았고,
현재 내 과제에서 개선 가능한 부분과 다른 기능이 추가되었을 때 어떤 식으로 구조를 변경할지를 찾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당연한 듯이 사용했던/작성했던 코드들"의 내부 동작을 파헤치는 것이였다.
(전략 미스였다고 생각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더 기본적인 것들에 집중하는게 좋았을 것 같다)
전반적인 CS 지식들과 알고리즘은 Github에 있는 리포지토리들을 참고했다.
투자한 시간은 과제에 사용한 기술들 >>> 테스트 코드 > 네트워크/자료구조 > 알고리즘 이였다.
3. 1차 면접
2주 간 편히 잠을 잔 적이 없는 것 같다.
자려고 누울 때마다 면접 유튜브를 몇시간동안 보거나, 면접 상황을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연습하며 2주를 보냈다.
면접 날에도 5시간 정도 자다 깨버려서, 면접 질문들을 복기하다 오후 1시에 판교역으로 출발했다.
테크원타워에 있는 카카오뱅크에 도착하면 방문자 인증을 마친 후에 면접 대기장에 입장할 수 있다.
처음에는 면접 대기장이 면접장인줄 알고 "이렇게 좁은 곳에서 마주보고 면접을..?"이라는 생각에 긴장했지만,
알고보니 면접 대기장이였다 ㅎㅋ
채용 담당자분이 1:1로 대기부터 면접 시작, 면접 종료까지 에스코트 해주시는데
밝고 부드럽게 잘 해주셔서 긴장감이 조금 줄어들었다.
시작 전에 행운의 쪽지를 뽑을 수 있는데, 이것 또한 자신감을 심어주는 장치인 것 같다.
면접은 4:1(면접관:면접자)로 오후 2시부터 3시30분까지 약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되었다.
끝나고 나서는 "와.. 역시 나는 우물 안의 개구리였구나. 저런 분들과 일하고 싶다. 언젠가는 꼭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면접이 끝난 후에는 채용 담당자 분께서 사내 카페에서 음료를 사주시고,
유퀴즈에서 하는 것과 비슷한 행운의 뽑기?를 할 수 있다.
카카오니까 노란색을 뽑았고, 운 좋게도 춘식이 무드등을 받았고, 면접자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스타벅스 기프트 카드도 받았다.
여러모로 면접자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채용 프로세스를 가진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4. 1차 면접 탈락
면접을 보고, 17일에 1차 면접 탈락 연락을 받았다.
서류 합격, 과제 합격을 거치며 조금은 기대했지만 면접이 끝난 후에는 탈락을 직감했기 때문에 생각보다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구나. 훨씬 더 열심히 해서 언젠가는 꼭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5. 탈락한 이유
질문은 정말 기본적인 것들로부터 시작해서 모든 질문들은 다수의 꼬리 질문으로 이어졌다.
한 가지 개념에 대해 6-7개의 꼬리 질문들이 들어오는데, 나는 부끄럽게도 몇몇 아는 것들을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하나를 대답 못하면 그 다음 질문에서 두뇌가 멈춰 버리는 느낌이였다..ㅎㅎ
A라는 것을 사용한 이유가 뭔가요? 라는 질문에 대해
나는 코드 상에서 ~~~를 위해 A를 사용하였습니다.라고 대답했지만
a, b, c라는 추상적인 개념들(A를 사용함으로써 가지는 이점에 대한 원리)과 연관지어 대답하는 능력을 길러야겠다.
결국 실제로 A를 사용함으로써 가져오는 효과의 수면 아래에는
a,b,c라는 추상적인 개념들이 있기에 그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면접장을 나와서 집으로 향하는 길에 면접에서 대답하지 못했던 질문들에 대한 답들이 머리 속에서 하나둘씩 떠올랐고,
아 내가 좀 더 침착하게, 좀 더 자신감 있게 했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긴장을 많이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고, 분위기를 편하게 해주신다 생각했음에도
스스로 압박 면접 같다고 느껴 머릿속이 하얘진 것은 아직 내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6. 채용 과정 회고
5월 6일부터 6월 17일까지, 정말 운이 좋았던 한달이였다.
나는 내가 정말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서류 합격도, 과제 합격도 큰 행운이였다 해도
부족한 내가 열심히 노력했기에 그 운을 조금이나마 쥘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1차 면접에서 탈락했지만, 되려 얻은 것들이 너무 많아 집중적으로 성장할 수 있던 한 달의 기간이였다.
내가 카카오뱅크 같은 큰 기업의 면접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지만 해냈고,
스스로 확신이 없던 구조 설계나 코드에 대해서도 조금의 믿음을 얻을 수 있었고,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내가 어떤 부분이 약한지, 어떤 방향으로 더 노력해야 할 지를 뚜렷이 알게 되었다.
7. 향후 면접을 위한 방향성
[추상적인 방향성]
(1) 안드로이드 이해도 향상
(2) Kotlin 숙련도 향상
(3) Coroutines 숙련도 향상
(4) 꾸준한 CS 공부
(5) 항상 근거 있는 코드를 작성하기
[구체적인 방향성]
(1) 이펙티브 코틀린 2회독
(2) 코틀린 코루틴 1회독
(3) 사이드 프로젝트 최소 1개 이상 진행(팀 구하기)
(4) CS 스터디 가입하기(최소 주 2회 이상)
(5) 매주 블로그 포스팅 1개 이상(깊이 있는 지식만)
(6) 매일 Medium daily digest 정독하기
(7) 검색보다는 공식문서를 활용하기
(8) 코틀린 고급편 완강하기
원래 나는 지금 내 상황과 같은 리스크 있는 도전을 즐기지 않는다.
항상 안정적인 상황을 선호하는 사람이였는데, 과감히 퇴사하고 얼어붙은 채용시장에 나를 던져보니
이런 새로운 기회와 설레는 도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운을 잡기 위해 노력한다면, 그 운은 운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 믿고
이번 실패를 발판 삼아 새로운 도전을 찾아 성취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다음 도전은 토스 Next가 될텐데 아마 2주 후에 지원을 받을 것 같다.
준비 기간도 부족하고, 이로 인해 가고 싶던 여행도 당장은 못 가겠지만
이번 도전을 통해서 도전하는 것 자체와,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는지 느꼈기 때문에 또 도전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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